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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5편. 산으로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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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
1달러의 깨달음 지구시민운동 제안자 이승헌


이승헌의 일지스토리 5편. 산으로 가야겠어

 "산으로 가야겠어."

 어느 날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마음먹은 이상 그 어떤 말로도 나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아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산으로 가시게요." 아내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나 나는 어느 산으로 갈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새벽 수련 때마다 간절히 하늘에 길을 물었다. 어느 날이었다. 하늘에 있던 일곱 개의 북두칠성이 내 정수리로 들어와 머리 속의 상단전에서 계속 돌기 시작했다. 머리는 한없이 맑아져서 아예 없어져 버린 듯했다. 우주 전체가 내 머리 속에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산으로 가고자 합니다. 어디에서 공부를 해야 되겠습니까?"

  

나는 간절히 물었다. 그러자 상단전에서 돌고 있던 일곱 개의 별이 인당으로 튀어 나가더니 어떤 산 앞의 호수 같은 곳에서 멈췄다. 별은 잠시 호수 위에 멈춰 있다가 산으로 쏜살같이 들어갔다. 나는 갑자기 별의 행방을 놓쳐버렸다. 순간 인당에서 밝은 빛이 서치라이트처럼 뻗어나가더니 별이 사라진 산을 비추었다. 별은 산 속의 어느 장소 위에 멈추어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순간, 일곱 개의 별들이 어미 모母자 형상이 되었다가 다시 한 덩이의 빛으로 뭉치더니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나는 어미 모자가 있는 산으로 가야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승헌 일지스토리

이승헌 총장이 21일 수행을 했던 모악산.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물었다.


"혹시 어미 모자가 있는 산을 알고 있소?"
"어미 모자요? 우리 친정집 뒤쪽이 모악산이잖아요."

 

처가는 모악산 아래 고샅밭이라는 동네에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악산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수련 중에 보았던 산의 형상이 모악산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서서히 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3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던 한독병원 병리실장을 그만두었다. 내가 없는 동안 가족들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도록 작은 생수대리점을 마련해 동생에게 맡기고,  아내와 두 아들을 잘 보살펴달라고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그러나 산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시간이 더뎌져 할 수 없이 안양시 보건원에서 의약감시원으로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북두칠성이 머리에 내려왔다가 인당으로 튀어나간 후부터는 아무리 수련을 해도 사람 형상의 황금빛 에너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그 빛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 빛이 나타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앉아 있어도 답답하기만 했다. 나는 다시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6개월 간 재직하던 의약감시원일도 잠시 그만두었다.나는 아내에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산을 나오지 않겠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악산으로 향했다.

모악산 중턱에는 동곡사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김양순 할머니라는 보살이 세운 절이다. 김양순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산기도를 많이 하신 분인데 백일 기도 중에 부처님이 나타나 절터를 알려줘 이곳에 동곡사를 지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순창, 임실, 김제, 완주, 옥구군 일대에 꽤 이름이 알려졌던 분이다. 춘궁기 때만 되면 마을 사람들에게 곡식을 퍼주고, 6.25 때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토굴에 숨겨 주었다. 특히 이유없이 시름시름 앓는 병이나 신병을 잘 고치기로 유명했다. 동곡사에는 치성 드리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할머니가 지은 밥을 먹고 공부하면 시험에 잘 붙는다고 해서 고시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았다. 당시 일흔이 넘은 할머니는 내가 편하게 수련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나를 극진히 배려주었다.

이승헌 일지스토리

이승헌 총장이 모악산에서 수행할때 큰 도움을 주신 김양순 할머니 선덕비

 

나는 동곡사 옆에 작은 움막을 쳤다. 첫날 밤,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눕기는 왜 누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생각도 아니다. 몸 전체로 선연하게 와서 박히는, 의심을 하거나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이 알아챈 어떤 느낌이었다. 나는 그 느낌에 따라서 눕지 않았다.

 

나는 상근기는 3일, 중근기는 7일, 아무리 하근기라도 21일을 용맹정진하면 깨달음에 이른다는 구절을 책에서 여러 번 읽은 적이 있다. 깨달음은 사색을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내가 원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백일수련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는 나의 의지가 아닌 어떤 힘이 와서 나를 이끌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21일 동안 먹지도 자지도 눕지도 않고 수련에 몰두해보기로 마음먹었다.

 

1980년 7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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