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행인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6편. 깨달음의 순간

매주 월, 수, 금요일은 이승헌 총장이 발행하는 일지희망편지를 만나세요. 
그리고 화, 목요일에는 이승헌 총장의 이야기 '일지스토리'를 만나세요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

일지 이승헌 총장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 
1달러의 깨달음 지구시민운동 제안자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6편. 깨달음의 순간

 
처음에는 모악산 입구에서부터 동곡사까지 하루에 세 차례씩 오르내렸다. 몸은 날아갈 듯 가벼웠다. 그러나 3일쯤 되니까 배고픔은 견딜만한데 쏟아지는 잠이 문제였다. 졸음을 참기 위해 밤에도 산속을 걸어다녔다. 단지 깨어있기 위해 마냥 걸어야 했던 때도 있었고, 소나무 한그루를 붙들고 몇 시간을 서 있기도 했다. 

5일쯤 되니까 눈꺼풀이 내려앉으며 눈이 잘 안 떠졌다. 진짜 눈뜨기가 어렵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어찌나 잠이 쏟아지는지 다리가 휘청거렸다. 동곡사 옆에는 두 길 정도 되는 높이의 작은 폭포가 하나 있다. 나는 졸음을 참기 위해 폭포가 시작되는 절벽 쪽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었다. 절벽 바로 밑은 바위이기 때문에 잘못하여 떨어지면 크게 다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절벽 위에서도 깜빡 졸다가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것도 세 번이나 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어느 한 군데도 다치지 않았다.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껴지는 극한 상황이 일곱 번 지나갔다. 

일지 이승헌 총장 천화폭포 수련

먹고 자지 않는 21일수련을 했던 폭포와 바위. 지금은 '천화폭포'라 불리운다.



21일 수련이 진행되는 동안 오감의 세계를 넘어선 초의식 상태에서 수많은 기적(氣的), 영적 체험을 했다. 나는 잠을 자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거의 반수면상태였던 것 같다. 내가 수련을 할 때 눈은 감고 있으면서도 옆에서 소곤거리는 말소리도 생생하게 들렸던 것처럼. 몸은 반수면 상태에 들어가 있는데 의식은 명료했다고 할까.

눈을 감으면 하늘에서 글씨가 내려오기도 했고, 책에서 읽었던 성인들의 영상이 나타나 나에게 이런 저런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 다음날 산에 누가 올라올 거라는 것을 미리 보기도 하고, 모악산의 아랫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 고향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앞에 훤히 보이기도 했다. 모악산 정상에 앉아서 구이 저수지의 물고기가 노니는 것을 보기도 했다. 

21일 수련의 막바지가 되었다. 견디기 어려운 두통이 찾아왔다. 머리가 마치 깨질 것처럼 아팠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눈과 귀에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머리뼈가 늘어나기라도 하는 듯이 빠지직빠지직 하는 소리가 울려 왔다. 이대로 머리가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알이 터질 것 같다 싶더니 코피가 푹 하고 터져 나왔다. 기운이 온통 머리로 쏠렸기 때문인가 보았다. 머리로 몰린 기운을 내리려고 별별 시도를 다 했다. 있는 힘껏 껑충껑충 뛰어 보기도 하고 물구나무를 서 보기도 하고 목을 눌러 보기도 했다. 심지어는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도 없었다. 고통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 감각조차 이미 마비되어 있었다.

마침내 나는 모든 노력을 포기했다. 머리가 부서져야 이 고통이 사라진다면, 그래, 부서져 버려라. 나는 다시 있는 힘을 다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호흡을 조절하고 애써 평정을 유지하며 나 자신의 격심한 고통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 이런 생각 하나가 번갯불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누가 아픈 것인가? 그래, 아픈 것은 내 머리일 뿐이지 않은가. 머리, 그것은 내가 아니다. 내 머리는 내 몸일 뿐 내가 아니다. 내 몸은 내 것일 뿐 내가 아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 내가 내 몸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등 뒤쪽으로 나의 의식이 마치 한 걸음 물러서듯이쑤욱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순간이었다.

“꽝!”

갑자기 머리 속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같은 소리가 났다. 그 순간 나는 생명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살아 있었다. 머리가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손으로 머리를 만져보았다. 머리는 그대로 있었다. 언제 머리가 아팠느냐는 듯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모든 고통이 사라졌다.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그 평화는 너무도 큰 것이었다. 갑자기 내 몸과 주위를 구분짓던 피부가 사라져버린 느낌이었다. 한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확연해졌다. 시간과 공간을 완전히 초월한 자리, 신성의 자리, 생각이 끊어진 자리... 이것이었구나. 의심의 밑바닥을 몇 번이나 꿰뚫어야 했고, 수많은 유혹을 밟고 넘으며 고통의 시간을 지나야 했던 길. 바로 이것이었구나. 나는 일시에 모든 먹구름을 걷어가 버리는 형언할 수 없는 밝음의 순간을 만났다. 

나를 찾아온 그 밝음과 평화 속에서 나는 그 동안 내 질문에 답해 주곤 하던 것이 결국은 나 자신이었으며, 내 존재의 이유를 묻게 만든 것도, 이렇게 모악산을 나에게 알려주고 나를 이끈 것도 결국은 나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내면의 소리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의심없는 대답이 내 속에서 터져 나왔다.

“나는 천지기운이다.” 
“나는 천지마음이다.”

천지를 가득 채운 이 기운이 나다. 나는 천지를 부모로 하여 태어났으나, 사실은 태어난 적이 없다. 태어난 것은 내 몸, 이 육체일 뿐이다. 나는 내가 이 몸을 받기 전부터 있었다.나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이다. 내 가슴에는 우주의 음악이 울리고, 피부로는 자연의 숨결이 드나들고 있었다. 이 우주와 내가 둘이 아니고, 이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니었다. 내가 천지의 주인이구나. 모든 것이 하나로구나. 하나!

마침내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일지 이승헌 총장

 
2011/08/13 - [발행인 이승헌] -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1편. "아버지의 한마디"
2011/08/19 - [발행인 이승헌] -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2편. 남들이 사는 것처럼
2011/08/23 - [발행인 이승헌] -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3편. 기운에 취하다
2011/08/26 - [발행인 이승헌] -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4편. 백일수련, 그러나
2011/08/30 - [발행인 이승헌] -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5편. 산으로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