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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7편. 두 개의 현실

매주 월, 수, 금요일은 이승헌 총장이 발행하는 일지희망편지를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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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 일지희망편지

일지 이승헌 총장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이승헌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 
1달러의 깨달음 지구시민운동 제안자 이승헌







일지희망편지 발행인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7편. 두 개의 현실


일몰 무렵 바위에 앉아 점차 어둠 속으로 잠겨드는 마을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하늘을 태울 듯 일렁이던 장대한 노을빛이 사라지면서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기고 멀리 마을의 불빛이 흐릿하게 깜박거렸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깨달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

모악산에서 21일 수련이 끝난 후 다시 21일을 더 머물렀다. 처음 며칠 동안은 한없는 밝음 속에서 말을 잃었다. 그저 침묵 속에서 존재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며칠을 그렇게 고민하던 어느 날, 명상 중에 인류의 미래에 관한 또렷한 두 개의 영상이 내 의식 앞에 펼쳐졌다. 하나는 평화와 조화로 빛나는 지구요, 하나는 참혹한 파멸의 지구였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몸서리를 치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인류의 운명이 곧 내 운명이 되어 내 심장을 파고 들어왔다. 나와 인류의 운명이 하나란 느낌이 내 심장 깊숙한 곳으로 찌르고 들어오자 그것은 영원히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그 순간 나는 내 목숨을 던져 할 일을 찾았다. 인류의 운명을 행복과 평화로 바꾸는 일에 기여하는 것, 그것이 내 사명이었다. 그 큰 사명을 향해 달려 가라고, 그 일을 하는 것이 내 존재의 이유라고 나의 본성은 외치고 있었다.

그 소리가 너무나 크고 너무나 진실해서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해야 한다. 하지만 무슨 수로, 내게 무슨 능력이 있어 그렇게 할 것인가? 하늘은 나에게 그런 엄청난 사명을 안기면서 사람 한 명, 수표 한 장 보내 주지 않았다. 세상 사람 그 누구도 그 일을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하지도 않았다. 누가 나에게 그것을 바라겠는가? 한낱 평범한 전직 임상병리사에게.

 
내가 나에게 스스로 용기를 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그 일을 내 존재 이유라고 느낀 이상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존재할 의미가 없다. 나는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가 보자. 사람들은 나에게 오지 않는다. 내 쪽에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가자. 길을 모르면 물어서 가고, 물어서 길이 없다면 그 길을 만들어서 가면 되겠지. 나는 이런 다짐을 하면서 모악산을 내려왔다.

집에 돌아와 새벽에 일어나 보니 어렴풋한 어둠 속으로 어린 정한이 녀석이 이불을 걷어차 버리고 웅크린 채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불을 끌어다 덮어 주는데 별안간 내 의식 속을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예의 그 목소리다.

 
"네가 누구냐?"

 
참으로 기묘한 느낌이었다. 나는 틀림없이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 펼쳐져 있는 이 장면은 무엇인가? 현실이다. 이것이 진짜 현실이라면 그 깨달음은 허상이었단 말인가? 아니다. 그 역시 진짜다. 그러면 어떻게 된 것인가? 하늘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지금, 이 방 안을 보니 또 다른 그림이 펼쳐져 있다. 나는 내 앞에 놓인 그 둘을 모두 나의 현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틀림없는 천지기운은 천지기운인데, 또 이렇게 옹송거리고 자는 자식 새끼들도 있고, 아내도 있고 그렇구나.

 
지체 없는 대답이 내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나는 천지기운이다."
그런 대답이 내 입에서 터져 나온 순간 아직도 내 손은 아이의 이부자락을 잡고 있었다.


이승헌 일지흐망편지 일지스토리

일지 이승헌 총장의 일지스토리

 

나는 모악산으로 떠나기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생수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내가 산으로 들어가더라도 가족의 생계는 어떻게든 보장해주고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공무원생활, 직장생활을 하면서 10년 가까이 모은 박봉을 털어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새로운 사업은 쉽지 않았다. 생수사업을 몇 개월 하는 동안 이익은 커녕 보증금까지 거의 다 까먹었다. 할 수 없이 나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개인 병리검사실을 차려 일을 하고, 대신 동생한테 생수대리점 운영을 맡겼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동생에게 가족의 뒷일을 부탁하고 모악산으로 향했었다.

 
깨달음은 그 동안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의식 차원의 먹구름을 말끔히 걷어가 주었다. 그러나 그뿐, 현실의 먹구름은 그대로였다. 그동안 밀쳐 두었던 모든 문제가 이제 더 실감나는 얼굴을 하고 달려들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집안의 경제사정은 해결되지 않은 채 악화되어 가고만 있었다.

 
모악산에서 돌아와보니 생수대리점은 완전히 거덜이 나버렸다. 내가 운영할 때도 쉽지 않았지만, 씀씀이가 헤픈 동생이 버는 것의 곱절을 써버리는 바람에 그나마 있던 기반도 깡끄리 날아가 버렸다. 그 현실을 바라보고 있으니,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영적인 세계에서는 나는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었다. 이 세상을 쥐었다 폈다 할 정도였고, 지구를 콩알같이 작게 만들어서 콧구멍에 넣었다 뺐다 할 정도로 이 지구가 작게 보였다. 그러나 눈 앞의 현실은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그 두 세계 사이의 간극이 정말 컸다. 도대체 내 깨달음이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도 이렇게 선명하게만 느껴지는 내 깨달음이 착각이란 말인가? 현실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는 나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때 내가 겪었던 내면적인 갈등과 고뇌의 무게를 전달하고 싶어도, 글로써는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내가 얻은 깨달음의 세계를 현실의 물질세계에서 펴나가는 것,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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